칼날을 버리다
by 파동과입자 ㆍ
2016/02/21 23:5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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쓰고 남은 칼날을 쓰레기통에 버렸다. 며칠 후, 갑자기 어머니께서 생각보다 많은 양의 피를 흘리고 계신 것을 보았다.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쓰레기통을 꽉꽉 눌러 담던 중, 그 속에 있던 칼날에 손가락을 베이셨다. 그 후로는 쓰고 남은 칼날을 버릴 때에는 두꺼운 종이로 감싸거나 여러번 둘둘 싸서 버리는 버릇이 생기게 되었다.
무디어진 칼날 앞 부분을 떼내어 하던대로 두꺼운 종이로 덧대어 버리려고 하던 도중 그녀는 투명 스카치 테이프를 이용하면 쉽게 버릴 수 있다고 하였다. 자기가 직접 보여 주겠다며, 크지도 않은 테입을 적당히 떼내어 낸 후 잘려진 칼날을 두세번 감아 쓰레기통에 버리면서, 이렇게 버리면 다른 사람이 다치지 않게 버릴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.
칼날이 무뎌진거 같아 뾰족한 부분을 툭하고 잘라내어, 생각없이 칼날을 버리려고 스카치 테이프를 찾아 둘둘 말아버리고, 쓰레기통에 넣었을 때, 갑자기 생각났다.
그냥 툭하고 생각이 났다.
영화 "봄날은 간다" 中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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