매듭
by 파동과입자 ㆍ 2017/03/23 12:17

바느질을 하다가,
툭,
뜯어진 부분이 있어
서랍속에서 실과 바늘을 꺼냈다.
이리저리 엉켜버린 실 뭉텅이.
쉽게 풀 수 있을 것 처럼 보여,
하나 둘 풀어보지만
생각만큼 쉽게 풀리지 않는다.


초조해지고 답답한 마음에
매듭을 계속 이리저리 잡아당겨
결국 실뭉텅이는 더더욱 꼬여만 간다.


꼬일대로 꼬여버린 실뭉텅이.
결국 손쓸 수 없을 만큼 엉켜버린다.
그제서야 매듭을 잘라내고
갈라진 그 둘을 이어버린다.


실타래를 하나 둘 차분하게 풀다보면
결국 남는 건 한번의 매듭이거나
혹은 자기들끼리 꼬여버린 것일 뿐.
그 한번의 매듭을 풀지못해
내게 남겨진 것은
잘려나간 이리저리 엉킨 실 한 뭉텅이.
그리고 어설프게 이어버린 한가닥의 실


차분하게 하나씩 풀어나지 못해
늘상 잡아당기고 나서야 제풀에 지쳐버린다.
조금만 차분히,
조금만 천천히,
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갔다면
결국 남는것은 한번뿐인 매듭이었을텐데.


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.
어디서부터 꼬여버린걸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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