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16/09/05 21:40 2016/09/05 21:40
폭염주의보
이 더위가 다 지나고 나면
또다른 내가 될꺼라 믿었다.


타는 듯한 햇볕이 내리쬐던
계절의 중심에 서서,
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드리고 있었다.


지금의 이 고통이 나를 대변해 줄 것이었다.
조금만 더 견딘다면
보다 성숙해 있을 나의 모습을 기대했다.


이 정도면 충분했을 줄 알았다.
이 정도로 아팠으면,
이만큼 힘들었으면,
성장한 내 모습을 볼 수 있을것이라 믿어왔다.


얼마나 더 아파야 할까.
얼마나 더 많은 계절이 지나야
그 기억들을 지워버릴 수 있을까.
이제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,
이제는 정말,
나아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.


이 더위가 다 지나고 나면,
또다른 내가 될꺼라 믿었다.

 
그렇게 또 한번의 계절은 지나갔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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